<질문>
학술대회에서 구두 혹은 포스터로 발표하였고 초록집에 실린 바 있는 연구내용을
추후에 정규 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하는 경우 중복게재에 해당하는가?
<답변>
학술대회에서 구두 또는 포스터로 발표할 당시 제시하였던 자료와 그림은 추후에 본인의 학위
논문이나 학술지 논문에 재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학술대회에서 그 내용을 그대로 발표해도
문제시 하지 않는 것이 대다수 학문 분야의 관행이다. 왜냐하면 학술대회에서의 발표는 아직
검증받지 아니한 가설이나 미완성의 연구에 대해 여러 분야의 동료들에게 예비 보고의 형식으로
보여 주어 이의 타당성을 묻는 연구 활동의 일부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록은 하나의 완성된 논문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출처표시 없이 활용해도 중복게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학문 분야와 학술지에 따라서는 학술대회에서 사전에
발표한 내용을 학술지에 그대로 혹은 간추려 게재하는 경우, 논문 투고 시 이러한 사실을 밝히고
후속 논문에서는 출처표시를 하여 중복사용한 사실을 명백히 밝히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학회에서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초록을 정규 학술지 논문으로 다시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연구 성과의 2차 출판 혹은 재사용과 관련한 지침이나 학계의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후속 논문 발표 시에는 해당 학술지의 출판 가이드라인을 확인하고 이를
정확하게 준수하는 것이 향후에 제기될 수 있는 연구윤리 위반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이다.
각종 학술대회의 포스터에서 사용한 연구 데이터를 후에 학술지 논문에서 활용하고자 할 때에도
출처표시 없이 사용하여도 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투고하고자 하는 학술지의 편집인에게
문의하거나 출판 매뉴얼을 확인하여 이에 따르는 것이 좋다. 통상 선행 연구와 겹치는 중요한
데이터나 해석 및 논점 등을 재활용하는 논문에 대한 게재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것은 해당
학술지를 발행하는 출판사의 편집인이기 때문이다.
중복게재가 이미 발표된 자신의 연구 내용을 적절하게 출처표시 없이 마치 처음 발표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므로, 중복게재를 판단할 때는 먼저 발표된 것이 공식적인 출판물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일차적인 기준으로 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학위논문, 연구보고서, 학술
대회의 프로시딩에 이미 발표된 데이터나 중요한 연구 내용을 학술지 논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시 활용할 때 출처를 표시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도 중복게재에 해당되지 않는지의 판단은
학위논문, 연구보고서, 학술대회의 프로시딩을 공식적인 출판물로 볼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공식적으로 출판된 것으로 간주되면, 여기에 있는 자신의 중요한
아이디어나 연구 내용을 적절하게 출처표시 없이 학술지에 다시 사용하는 것은 중복게재에
해당된다.
또 한 가지는 최근의 학술 논문의 출판 환경을 고려해 보면, 인터넷이 발달하여 학위논문, 연구
보고서, 학술대회의 자료를 모아놓은 프로시딩 등은 과거와는 달리 누구라도 쉽게 접근 및 인지할
개연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여기에 있는 내용을 활용하여 후속 연구물을 출판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이전 저작물의 정당한 재사용이라는 연구윤리의 원칙을 고려할 때 가급적 이미 발표
되었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해설서』, 2015, pp. 70-75.
- 이인재, 『연구윤리의 이해와 실천』, 서울: 동문사, 2015, pp. 267-272.
-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부록1), 2008.